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인구 대비 10대 성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인천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천에선 청소년 10만명당 61건의 성범죄가 발생했고, 서울(37건)과 광주(36건)가 뒤를 이었다. 반면, 대전은 10만명당 10건으로 가장 적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도 치안이 철저한 초대규모 도시와 다소 떨어져 있는 도시에서 청소년 비행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인천도 비슷한 사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10대 강간범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청소년 인구 10만명당 강간범 수를 보면 미국은 6.0명, 일본은 1.1명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11.5명이다. 일본의 10배, 미국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봐도, 미국은 6.4명→6.0명, 일본은 2.1명→1.1명으로 줄어든 데 비해 우리나라는 7.3명→11.5명으로 대폭 늘었다.

미국은 2000년 3402명에서 2004년 3186명으로, 일본은 296명에서 142명으로 줄어든 데 반해, 우리는 496명에서 752명으로 늘었다. 일본은 1960년대 연간 4000여명에서 현재 20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미국도 1990년대 연간 약 5000명에서 지금 3000여명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도 1990년대 이전까지 10대 성범죄를 단순한 비행으로 취급했다가 10여년 전부터 각종 대책을 세우면서 성범죄 발생률을 줄였다고 지적한다.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14세 미만은 3배 늘었고 14세(중2)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19세(대학교 1학년)의 점유율은 21.4%에서 13.2%로 줄었다.

우리나라 10대 성범죄는 성인보다 폭력적이다. 10대 성범죄 가운데 강간과 집단성폭행, 강도강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45.6%로 성인 31.7%를 훨씬 웃돈다.

집단성폭행도 1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50.7%는 공범이 있다. 반면 성인은 70%가 단독범이다.

3명 중 1명꼴로 재범을 저지른다. 낮은 기소율(27%) 등 ‘솜방망이 처벌’이 재범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10대는 친구나 선후배, 동네사람 등 아는 사람을 성폭행하는 비율이 성인의 3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