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는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우는 온갖 교활한 꾀를 부리지만 고슴도치는 한가지 확실한 호신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20세기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인 저자는 ‘여우’와 ‘고슴도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고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눈다. 한 부류는 모든 것을 하나의 핵심적인 비전에 관련시키는 ‘고슴도치’형이고, 다른 한 부류는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여우’형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상가와 작가 중에서 플라톤·파스칼·헤겔·도스토예프스키·단테는 고슴도치형이며, 아리스토텔레스·몽테뉴·에라스무스·셰익스피어·발자크·푸슈킨은 여우형이다.
책의 부제는 ‘톨스토이의 역사관에 대하여’(An essay on Tolstoy’s view of history)다. 저자는 소설 ‘전쟁과 평화’를 통해 톨스토이의 이중적인 역사관을 탐색한다. 저자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고슴도치처럼 보이려는 여우의 열망”을 가진 존재였다. 문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사상서지만 이 책을 낸 출판사는 경제우화로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방어형의 고슴도치 경영과 공격형인 여우 경영이 적절히 조화되어야 한다”고 했다는 말을 책 날개에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