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56~180)=바둑은 피 말리는 종반으로 접어든다. ‘낙관파’ 저우쥔쉰도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손길이 신중해지고 있다. 어차피 큰 승부나 시소게임은 ‘심장싸움’이라고 했다. 승부는 최후의 집중력과 냉정함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검토실도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59까지의 선수 행사 후 160이 안타까운 미스 블로. 그 수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선행 수순이 빠졌다. 참고도 6까지 먼저 처리한 후 7이었으면 백이 이 바둑을 지는 일은 없었으리란 게 최규병 九단의 진단. 그러나 이 실수에도 불구하고 전체 형세는 아직도 백이 박빙의 우세를 지키고 있다.

169가 저우쥔쉰으로선 혼신의 버팀수. 173까지의 선수 권리를 행사한 홍민표, 174로 파호(破戶) 후 176으로 들여다 봤는데 이 수가 또 한 번 실착이었다. 179 자리까지 뛰어든 것에 비해 손해. 미세한 바둑이므로 이런 잔 실수들이 쌓이면 이길 수 없다. 그러나 형세는 아직도 뒤집히지 않았다. 180이 놓인 뒤 흑도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대국장의 막판 긴장감은 더욱 높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