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날 방법이 있을 거예요. 더 고급스럽고, 더 품질 좋은 소를 기를 겁니다.”
조영수(49) 한우사랑농장 대표는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서 우량 암컷 한우(韓牛) 140마리를 키우고 있다. 주로 송아지를 팔아 소득을 올리는 그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소식에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예상했던 일 아니냐”며 “12년 전부터 차근차근 시장 개방에 준비해왔다”고 했다.
1990년 조 대표는 암소 7마리로 농장을 열었다. 처음엔 그저 송아지를 많이 낳는 게 최고인 줄 알았다. 하지만 도축시장에 내놓은 한우가 2~3등급을 받는 걸 보고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에도 쇠고기 수입개방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미국 쇠고기와 경쟁해서 이기는 좋은 송아지를 낳게 할 순 없을까?’
그는 ‘소 개량(改良)’에 몰두했다. 적게 먹고 빨리 크는 좋은 품질의 소를 만들기로 했다.
기르던 20마리 중에서 코가 까맣거나 흰색 반점이 있는 등 외모에 결함이 있는 소를 빼고 암소 9마리를 골라 개량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수한 씨수소(씨를 받기 위하여 기르는 수소)의 정액만을 골라 인공수정을 시켰다. 조 대표는 볏짚보다 2배나 비싼 수입건초를 먹여 송아지의 위(胃)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송아지들은 많이 먹고 빨리 커서 조 대표에게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다.
딱 10년이 되던 해, 그는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2005년 그의 농장에서 태어난 소가 국내 최고의 ‘보증 씨수소’가 된 것이다. 또 유전형질이 뛰어난 보증 씨수소를 계획적으로 생산하는 전국 24개‘육종(育種) 농가’ 중 하나로 뽑혔다. 앞으로 조씨는 보증 씨수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정액 가격의 10%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한 마리당 최고 9000만원까지 덤으로 벌 수 있다고 한다.
조씨는 지금까지는 송아지를 팔아 연간 1억4000만원 정도 벌고 있지만, 이젠 씨수소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제 아들을 꼭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요. 한미 FTA 시대에도 꿋꿋하게 농촌을 지키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