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한은행 센터 태즈 맥윌리암스(McWilliams)는 아줌마다. 1970년생이니 한국 나이로는 서른 여덟 살이다. 대학생 딸도 있다. 농구 스타일은 ‘실속파 아줌마’다. 공격과 수비에서 언제나 제 몫을 한다. 거친 리바운드 싸움, 파이팅 넘치는 골밑 공격과 정확한 미들슛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승리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코트에만 나오면 맥윌리암스는 ‘잔소리꾼’이 된다.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동료들의 수비 위치를 지적하고, 소리를 질러 파이팅을 북돋운다. 어린 선수들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격려하는 모습 역시 영락 없는 아줌마다.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맥윌리암스가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경기 초반 팀 공격을 이끌었다. 1쿼터에만 7개의 슛을 모두 성공시키며 14점을 넣었다. 승부처가 된 3쿼터엔 상대 주공격수 로렌 잭슨(27점 10리바운드) 수비에 열을 올렸다.
잭슨은 맥윌리암스의 수비에 막혀 3쿼터에 단 3점에 묶였다. 잭슨에 대한 수비가 성공하자 신한은행은 맥윌리암스와 하은주(14점 8리바운드)를 앞세워 상대 골밑을 파고 들었다. 맥윌리암스는 4쿼터 초반엔 정선민(4점 6리바운드)과 하은주의 득점을 연속 어시스트했고, 64―44까지 점수차를 벌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28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신한은행은 맥윌리암스의 공수 맹활약으로 삼성생명을 74대68로 꺾었다. 2승1패가 된 신한은행은 1승만 보태면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된다. 맥윌리암스는 경기 후 “아직 챔피언이 된 게 아니다. 우승 축포가 터질 때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했다. ‘슛 감각이 유난히 좋아 보였다’고 하자 “점심에 맛있는 된장찌개를 못 먹어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고 농담을 했다. 맥윌리암스는 시즌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갈 때면 “한동안 못 먹는다”며 공항에서 꼭 된장찌개를 먹을 정도다.
인터뷰 도중 삼성생명의 잭슨이 풀 죽은 표정으로 지나갔다. 맥윌리암스가 안쓰러운 얼굴로 잭슨을 포옹했고, 체육관 문 밖까지 배웅했다. “잭슨이 많이 힘들어 하네요.” 경기를 마친 맥윌리암스는 인정 많은 아줌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