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의 휴대전화 감청(監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朱盛英) 의원은 28일 “전기통신사업자가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수사기관은 감청시 이들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다음달 2일 본회의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감청은 법적으로는 지금도 가능하지만, 2005년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이 문제된 후 관련 장비를 모두 폐기해 꼭 필요한 휴대전화 감청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검찰과 국정원의 주장이다. 국정원은 옛 안기부 시절부터 2002년 3월까지 R2, CAS 등의 장비를 이용해 휴대전화 도청을 해왔다고 고백했었다.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를 감청할 경우 반드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위탁하거나 협조를 요청하도록 했다. 통신사업자는 이 법이 시행되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 내에 이를 위한 설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비용은 국가가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토록 했다. 수사기관은 특정인의 GPS(위성항법장치) 위치정보도 요구할 수 있고, 사업자가 이 같은 협조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감청은 내란·살인·강도·산업기술 유출 같은 중요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할 수 있도록 개정안에 명시했다.

새 법안은 한나라당 정형근·김정훈 의원 등이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도청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2005년에 발의한 것으로, 2년여를 끌다가 지난 27일 법사위 소위에서 전격 처리됐다.

법사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동철(金東喆) 의원은 “우리당도 찬성하고 있지만 인권침해 시비가 일 것에 대비, 감청을 할 경우 이를 당사자에게 사후 통지토록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