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필리핀 마닐라 빈민가의 보육원 원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보육원 어린이들을 “대학까지 무료 교육시켜달라”며 어린이 32명과 교사 2명을 버스에 가둔 채 인질극을 벌였다.

5세 안팎의 어린이들과 교사들은 경찰과의 협상 끝에 납치 10시간 만인 오후 7시10분쯤(현지시각) 모두 풀려났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납치범 원장의 요구가 수용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마닐라 외곽 톤도(Tondo) 지역 빈민가에서 보육원을 운영하는 두캇(Ducat·56)이 투항을 결정한 데는 이 지역 상원의원 라몬 레비야(Revilla)의 설득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비야 의원은 인질극이 벌어진 뒤 홀로 버스 안으로 들어가 범인에게 투항을 권유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열 증세를 보이던 한 어린이가 우선 석방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수류탄과 소총으로 무장한 보육원장은 “야외 소풍을 간다”며 어린이들과 교사들을 버스에 태운 뒤 마닐라 시청으로 들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이후 두캇은 버스 앞 유리창에 “우리는 학생과 교사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글을 써붙여 놓고 수류탄과 소총을 갖고 있다며 경찰과 대치했다. 원장은 경찰과 대치하며 이날 낮 현지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버스에 탄 아이들을 비롯해 145명의 불우한 보육원생들에게 정부가 무료로 주거지를 제공하고 대학까지 무료교육을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인질극이 벌어진 마닐라 시청 앞에는 수많은 군중들이 모였다. 어린이들이 석방될 때 시청 앞에는 두캇의 요청대로 하얀 촛불이 켜졌고, 두캇은 어린이들과 교사를 모두 내보낸 뒤 버스에서 내려와 수갑을 차고 경찰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