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汎)여권 주자들이 한·미FTA 반대 기류로 돌아선 데는 시민단체의 압력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단식에 들어간 김근태 전 의장은 “이번 주는 시민단체 등과 함께 FTA반대 활동에 주력할 것”(한 측근)이라고 했다. 임종인(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도 이날 단식에 참여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고 FTA를 반대하는 정치인을 인기 영합적인 사람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전날부터 단식 중인 천정배 의원도 지난 14일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과 함께 범국본 농성장을 찾았었다. 범국본은 지난 주말 경찰의 집회금지 통보에도 불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7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하는 반 FTA 집회를 열었던 단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지금 시민단체가 범여권의 대선 후보를 고르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범여권의 대선주자들로선 주요 지지기반인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TA 문제뿐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상당수 정책에 있어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공동보조를 맞추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6일 시민단체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을 나와 이쪽으로 왔으니 이제 한·미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FTA에 대해 “당을 나왔다 해도 (찬성)입장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