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正祖)가 직접 붓을 들어 봄날의 경치를 읊은 시(詩)를 내년 초 개관할 예정인 경기도 수원역사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수원시는 27일 정조의 친필시가 담긴 정조어필첩(正祖御筆帖·사진)을 공개, 문화재 가치와 해제를 전문가에 의뢰했다. 정조어필첩은 서예가 근당 양택동 선생이 2003년 6월 시(市)에 기증한 것. 원래 정조가 왕세손 시절에 2개의 8폭 병풍에 7언 절구 시를 썼던 것을 보관하기 쉽게 16면으로 나눠 첩으로 표구한 뒤 그 끝 부분에 어필첩 제작의 전후과정을 알 수 있게 혜경궁 홍씨의 사촌동생인 홍낙술(洪樂述)이 적은 발문(跋文)이 첨부되어 있다. 발문에 따르면 홍낙술은 정조가 승하한 지 7년 뒤인 1806년 혜경궁 홍씨의 명으로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던 2개의 정조 어필 8폭 병풍을 첩으로 만들었다. 이 중 1개의 병풍은 1772년(영조48년) 왕세손이었던 정조가 홍낙술의 아버지 홍인한(洪麟漢)에 게 준 것이고, 나머지 병풍 1개는 1760년(영조36년) 대궐에 입궁한 홍낙술의 어머니에게 준 것이라고 한다.
수원시 문화관광과 이민식(40) 전문위원은 “정조어필첩은 역대 군왕 중 글씨를 가장 잘 썼던 정조의 친필이니만큼 서예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단정한 해서체로 씌어진 ‘무심코 샛바람을 알아채고 만나니 만물이 울긋불굿 온통 봄이로구나(蕁閒識得東風面, 萬紫千紅摠是春)’라는 구절에서 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