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인 강릉시 주문진항.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포구 특유의 비릿한 생선 냄새 뿐 아니라 시궁창에서 나는 악취도 맡게 된다. 주문진항 입구로 흘러드는 신리천 하구에 각종 오염물질이 쌓여 죽은 하천이 됐기 때문이다.

이쯤되자 강릉시 주문진읍 주민들이 신리천의 생명을 되찾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주문진에 자리잡고 있는 강원도립대도 주민들의 열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신리천의 수질은 하구지역은 4~5등급을 보이고 있다. 평소 수량이 적을 때에는 물고기들이 제대로 살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차집이 제대로 안되는 생활하수는 물론 상류의 축사나 농공단지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각종 오폐수가 주요 오염원이다. 또 수산업 관련 폐수가 하천 바닥에 퇴적돼 장기간 쌓여있어 수질 오염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주문진읍 주민들은 지난달 ‘신리천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강릉시가 수질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운동본부는 신리천을 생명 하천, 환경친화적인 하천으로 회복하고 생활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작년 11월 토론회를 열어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과정을 거쳤다. 주문진번영회도 1월 열린 올해 정기총회에서 신리천 정화를 사업계획으로 확정했다. 지난 22일 ‘물의 날’에는 주민, 학생 등이 두루 참여해 쓰레기를 줍는 행사도 벌였다.

특히 운동본부 결성 과정에서 주문진에 있는 강원도립대학이 촉매 역할을 했다.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동준 교수(소방환경방재과)는 “대학의 역량과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신리천 살리기 운동을 벌이게 됐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하천도 살리고 시민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립대는 작년 9월에는 대학의 담을 허물어 캠퍼스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드는 등 지역사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해오고 있다.

최근 주문진 주민들은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운동을 시작했다.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로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해 시민 주도로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시민 환경운동을 말한다.

강화도의 매화마름 군락지, 영월군 동강 제장마을 등이 이 운동을 통해 보전한 사례가 있다. 신리천 살리기 운동본부는 우선 하구 둔치 5900㎡의 사유지에 자리잡고 있는 명태 할복장과 고물상을 없애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회원들의 모금으로 매입 자금에 보탤 계획이다. 회원으로 가입하고 회비 납부에 동의하면 휴대전화를 통해 매달 2000원이 자동 납부된다.

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인 이용태 주문진번영회장은 “강릉시가 매입 계획을 갖고 있지만 주민들이 힘을 보태는 과정을 통해 신리천 보전 의지와 주인의식을 보이겠다”며 “앞으로 둔치에 꽃밭을 만드는 등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