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미국측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가 쌀 개방문제를 다음주 열릴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에 대해 한국 협상팀은 “쌀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협상팀 고위 관료는 “쌀 개방이 금기(禁忌)사항임을 미국이 뻔히 알면서도 쌀문제를 제기한 것은 전술적인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우리측도 쌀에 버금가는 미국측 금기사항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가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힌 ‘존스법안’이 대표적이다. 존스법안은 ‘미국 연안의 해운·물류는 미국 국적의 선박이 담당한다’는 것으로 미국은 각국과의 FTA협상에서 이 조항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초민감 이슈에 해당한다. 따라서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쌀 개방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경우 한국 협상팀은 존스법안 완화 요구 등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커틀러 대표는 쇠고기 위생 검역문제와 관련해선 “한·미FTA협상과 별개”라고 밝혔다. 그러나 쇠고기 검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설사 FTA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 의회 비준을 받기 힘든 데다 40% 관세 철폐에 대해서도 양측이 워낙 입장차가 커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요인)’가 될 여지는 여전하다.

오렌지·돼지고기 등 농업 민감 품목에 대한 의견 접근은 양측 모두 “아주 힘들다”고 밝힐 만큼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한국 협상팀 관계자는 “농산물은 한국이 19억달러 무역 적자, 섬유는 미국이 18억달러 적자로 서로 아파하는 부분인 만큼 주고받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자동차·섬유·개성공단 등을, 미측은 쇠고기·농산물 관세 철폐,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 완화 등을 각각 공격 대상으로 삼아 빅딜(크게 주고받기)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난제들 속에서도 FTA협상 합의 가능성에 대해 커틀러 대표는 “2주전보다는 덜 낙관적”이라면서도 “(앞으로 남은 8일간) 해결이 가능하다”고 밝혀 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