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이 22일 인터넷상의 포르노 웹사이트 운영업자들이 아동들의 사이트 접근을 규제하도록 한 1998년 법률이 미국 헌법의 언론자유 보호 조항을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로웰 리드(Reed) 주니어 필라델피아 연방지법 판사는 이날 “미성년자의 음란물 감상 제한에 공감하지만 언론자유를 덜 제한하는 상업용 소프트웨어 필터 등을 통해 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즉 웹사이트 운영자가 아동 접근을 차단할 ‘의무’나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1998년에 제정된 ‘아동온라인보호법(COPA)’은 ‘동시대 공동체의 기준’에 비춰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내용을 아동에게 제공한 웹사이트에 5만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최고 6개월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탓에 해당 웹사이트들은 아동의 접근을 막으려고 이용자의 신용카드 번호나 연령 증명을 요구해 왔다. COPA는 미국 내에서 17세 미만의 아동이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 내용을 규제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성(性)의학 온라인 잡지 ‘살롱닷컴’이나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의 지원을 받는 웹사이트들은 이 조항이 모호하고 (포르노 웹사이트 운영자의) 언론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COPA 비판론자들은 학부모가 자신들의 가치관과 아이의 나이에 맞춰 인터넷 사용을 제한할 수 있기에 필터 사용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ACLU측 변호사 크리스 핸슨(Hansen)은 “아동온라인보호법이 효력을 발휘한다면 인터넷은 6세 아이 수준으로 떨어지고,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여러 상호작용의 효과가 훼손됐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COPA 지지자들은 소프트웨어 필터가 학교와 도서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반박한다. 로렌스 레식(Lessig) 스탠퍼드대학 헌법학 교수는 “자유주의자들은 필터 기능에 대해 애증관계(love-hate relationship)를 갖고 있다. 포르노의 아동 노출이 염려돼 필터를 구입하면서도 스포츠나 정치, 다른 내용들까지 걸러지는 것 또한 우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