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및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올해 대선 판도를 뒤흔들 굵직한 변수라고 한다. 아직까지는 잠복해 있지만 일단 가시화된다면 파괴력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전국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미 FTA가 남북 정상회담보다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한·미 FTA 체결 추진은 찬성(56.7%)이 반대(35.1%)보다 많았다. 찬반 견해는 직업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농림수산업자는 반대, 자영업자와 블루칼라는 찬성이 높았고 화이트칼라는 찬반이 비슷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에선 찬성이 58%로 다수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층에서도 62%가 찬성했지만 다른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층에서는 찬성(47%)이 반대(43%)보다 약간 높았다. ‘지지하는 후보와 한·미 FTA에 대한 견해가 다를 경우’에는 ‘그래도 계속 지지하겠다’(45.4%)와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40%)가 비슷했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한·미 FTA 입장에 따라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을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인 올해 안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60.3%)가 찬성(28.4%)보다 많았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층에서도 반대가 68%대로 다수였다. 손 전 지사 지지층도 반대(45%)가 찬성(39%)보다 높았지만 다른 범여권 지지층은 찬성(49%)이 반대(41%)보다 높았다. ‘지지 후보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가 다를 경우’에도 ‘그래도 계속 지지하겠다’가 60.2%였고, ‘다른 후보로 지지를 바꾸겠다’는 26.5%에 머물렀다.
◆전문가 분석
전문가들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는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선거에 큰 변수가 됐다”면서 “견해가 다른 유권자들을 설득할 줄 아는 리더십을 지닌 후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치 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노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이 한·미 FTA에 반대하고 있어 범여권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또 이슈 자체가 폭발력이 큰 탓에 야당 주자들도 이 문제가 대형 이슈로 부상하길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한귀영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한반도 이슈’는 평상시엔 관심 밖에 있다가 진행 상황에 따라 순간적 ‘폭발성’을 지니게 된다”며 “대선 정국의 이슈를 ‘경제’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로 돌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