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교류차원에서 북한 청소년축구대표팀이 한국에 전지훈련을 왔지만, 북한으로서도 처음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분단 이후 북한 스포츠 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17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위해 한국을 찾아온 20일, 기자회견장에서 북한 선수단의 입장을 설명하며 취재진 물음에 답한 사람은 북한 관계자가 아니라 한국 사업가였다. 중국 쿤밍에서 종합 스포츠훈련센터인 ‘홍타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경성(48) 사장이다. 김 사장은 사단법인 남북체육교류협회의 운영위원장으로 북한 대표팀의 첫 한국 전지훈련을 성사시켰고, 쿤밍에서 서귀포까지 직접 선수단을 인솔했다.

김 사장은 대북사업과는 아무 관련이 없던 사람이다. 원래 보험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보험맨’이었다. 연세대를 나와 교보생명을 거쳐 대신생명에서 서른세 살에 국장으로 발탁될 만큼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이후 보험과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하던 도중 친분을 맺게 된 중국 공안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2003년에는 ‘중국 축구의 성지’라는 홍타스포츠센터 운영권을 인수했다.

김 사장이 북한 체육 관계자들과 돈독한 신뢰 관계를 맺게 된 것은 2005년 5월. 북한 축구대표팀이 이란과의 독일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김 사장이 운영하는 홍타스포츠센터에서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한 게 인연이 됐다. 김 사장은 전지훈련 기간에 가까워진 북한 4.25체육단 관계자들과 북한 축구의 약점인 ‘국제 경험 부족’을 함께 해결해 가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남녀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수시로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9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청소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쿤밍 효과’를 본 북한 스포츠 관계자들의 김 사장에 대한 신뢰는 엄청나다. “북한 청소년대표팀의 한국 전지훈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는데, 그 사이 미사일과 핵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약속대로 북한은 청소년팀을 보냈습니다.” 김 사장은 “이번 북한 청소년대표팀의 방한으로 남북 체육교류가 더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