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 니케의 전유물인 꿈의 금자탑 트레블(Treble).
트레블을 향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축구 전쟁이 유럽을 후끈 달구고 있다.
트레블이란 정규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FA컵의 동시 석권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신이 허락해 유럽에서 트레블의 영광을 누린 팀은 4팀 밖에 없었다. 67년 셀틱(스코틀랜드), 72년 아약스와 88년 PSV 에인트호벤(이상 네덜란드), 그리고 99년 맨유가 트레블을 달성했다.
그리고 2006~2007시즌 맨유와 첼시가 트레블 고지를 눈앞에 두고 벼랑 끝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일단 정규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맨유가 한 발짝 앞서 있다. 8라운드를 남겨 놓고 있는 현재 맨유(24승3무3패ㆍ승점 75)는 첼시(21승6무3패ㆍ승점 69)를 승점 6점차로 따돌리고 있다. 맨유는 남은 경기에서 6승1무를 기록하면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반면 첼시는 5월 9일 맨유와의 맞대결을 포함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 기적을 일궈내겠다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트레블 달성에 최대의 승부처다. 맨유와 첼시는 8강에 진출해 있지만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맨유는 이탈리아의 강호 AS 로마와, 첼시는 스페인의 발렌시아와 홈앤드어웨이로 각각 혈전을 펼친다. 무엇보다 두 팀은 4강에 올라서도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맨유는 AC 밀란-바이에른 뮌헨 승자와, 첼시는 PSV-리버풀 승자와 각각 격돌해 앞 길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FA컵 대진 일정은 재밌다. 잉글랜드 FA(축구협회)는 21일(한국시각) 4강 대진을 발표했다. 이미 4강에 등극한 맨유와 첼시는 일단 맞대결을 피했다. 맨유는 와트포드와 첼시는 블랙번과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상대팀이 한 수 아래의 전력이라 이변이 없는 한 맨유와 첼시는 맞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만큼 두 팀의 자존심 싸움이 뜨겁다. 별들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양팀의 진용을 살펴보면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EPL의 양대산맥인 두 팀은 다국적 대표팀이다. 웨인 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 라이언 긱스(웨일스), 박지성(대한민국), 루이 사하(프랑스), 가브리엘 에인세(아르헨티나)가 포진한 맨유는 99년 이후 8년 만에 트레블 찬가를 부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셰브첸코(우크라이나), 발락(독일), 램파드(잉글랜드),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마켈렐레(프랑스) 등이 버티는 첼시는 새로운 신화 창조를 위해 축구화 끈을 고쳐매고 있다.
여기에다 이미 한 차례 트레블을 달성한 퍼거슨 맨유 감독과 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무리뉴 첼시 감독의 지략 대결도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전쟁은 시작됐다. 99년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종료 3분을 남기고 2골을 터트리며 극적인 2대1 승리를 거둬 '누 캄의 기적’을 만들어낸 전통의 강호 맨유와 아직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첼시. 과연 두 팀 중 어느 팀이 최후에 웃을까.
트레블(treble)의 단순한 사전적 의미는 '세 배, 세 배의'이다. 영국식 영어를 위주로 하는 콘사이스 옥스포드 사전은 트레블이란 단어가 '스포츠 분야에서 한 시즌에 3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쓰인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트레블은 국내 트레블과 대륙 트레블로 나눌 수 있다. 대륙 트레블의 경우 한 시즌에 국내 리그, FA(축구협회)컵 및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동시 우승하는 것을 지칭한다. 맨유가 노리는 것도 대륙 트레블이다. 유럽 전체 클럽을 통틀어서 대륙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셀틱(67년)과 아약스(72년), PSV 에인트호벤(88년), 맨유(99년) 밖에 없을 정도다. 국내 트레블은 리그 대회 하나와 2개의 국내 컵대회(이를테면 FA컵과 리그컵)를 우승하는 것을 가리킨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