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에 넥타이 부대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전시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로댕, 에드바르트 뭉크, 파블로 피카소 등 서양 미술사의 거장들의 걸작 94점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

지난 1월 초 삼성전자 이상완(57) 사장이 직원 20여명을 이끌고 전시회에 다녀간 것을 시작으로 20~60명 규모의 직장인 평일 단체 관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구회사처럼 미술과 관계가 깊은 업종도 있지만 제약회사·보험회사·구청 등 언뜻 보기에 전혀 문화와 상관 없는 업종의 회사도 많다. “현재 진행 중인 업무에 당장 써먹으라고 직원들을 데려간 게 아니라 예술 작품을 보면서 창의력을 키우라는 뜻에서 데려 갔다”는 게 각 회사 담당자들의 말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은 한순현 보루네오가구 대표(앞줄 오른쪽)가 직원들에게 오귀스트 로댕의‘생각하는 사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일 인테리어·가구 디자이너 10여명을 이끌고 다녀간 보르네오가구의 한순현(57) 대표는 관람 현장에서 전문 도슨트(docent·안내인)를 능가하는 작품 설명으로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한 대표는 "디자이너들이 전시장에서 '이 작품 좋다, 이런 게 디자인이구나' 하고 감탄하면 장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안목을 만족시키는 좋은 작품을 내놓게 된다"고 했다. "서양 미술의 흐름을 죽 보여주는 알찬 전시라 꽤 만족스러웠다"는 게 한 대표의 평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오정아(26)씨는 "전시회를 보면서 사장님과 업무 이외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었다"며 "직장인이 시간 내서 문화생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 마케팅 부문 직원 30여명도 다녀 갔다. 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이 전시에 다녀온 도성환(52) 마케팅 부문장이 "이번 '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은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전시"라며 직원들에게 강력 추천했다.

세계적인 거장 51명이 남긴 불멸의 명작 94 작품을 모은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에는 지금까지 23만6000여명이 다녀 갔다. 이달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