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 불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15일 중도개혁을 표방한 정치결사체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 ‘전진코리아’엔 재계·학계·법조계·문화계 등에서 활동하는 386 세대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김윤 한국경제세계화포럼 대표, 최배근 경북대 교수, 김유식 디지탈인사이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모임 관계자는 이날 “9월까지 전국 조직을 갖춰 창당한 뒤 독자 대선후보를 낼 것”이라며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떠나는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 때 읽은 축사도 혼자 준비했다고 한다.

▲손학규 전 지사가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도개혁 정치모임‘전진코리아’창립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 목숨을 걸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뜻)하는 심정으로 큰 결심을 내린 손 전 지사께서 참석해주셨다"는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손 전 지사는 새 정치세력 출현의 당위성을 몇 차례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정치질서의 출현을 당위성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단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연히 올 것이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위해서 그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손 전 지사가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언급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한나라당 경선 불참�탈당'이란 수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존 정치 세력을 '무능한 진보'와 '수구보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무능한 진보는 이 사회를 더 책임질 수 없고, 수구보수도 이 역사를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다"며 "다 같이 역사를 거꾸로 읽고 있다"고 했다. 또 참석자들에게 "이 자리는 386 세대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새롭게 만들어나갈 의욕으로 가득 차 있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의 단합 자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구세력은 여러분 앞에 굴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김부겸 임종석, 한나라당 원희룡 고진화, 민주당 김종인,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원희룡 의원도 이날 "한나라당 중추 세력은 통합보다는 수구보수적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이는 이번 대선 실패뿐 아니라 집권 후 국정운영에 심각한 폐해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행사를 전후해 기자들이 몰려들어 '경선 불참', '탈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퍼붓자, "검찰에 출두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라며, "오늘은 묵묵부답이다. 다음에…"라고 했다. 그는 "좀 쉬고 일요일에 돌아오겠다"며 지방 산사(山寺)로 떠났다고 캠프측이 전했다.

▲ 손학규 전지사가 15일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서 격려사를 한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대회장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