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일) 끝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8차 협상 결과, 양측이 많은 분야에서 의견 접근을 이룸으로써 시한(4월초)내 타결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농업 등 쟁점이 남아있는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노동, 환경, 전자상거래 등 다수분과에서의 양국간 합의는 협상타결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6월 미국과의 협상을 개시하면서 한·미 FTA의 목표로 양국간 이익의 균형 달성, 세계 최대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 확보, 민감 분야의 피해 최소화,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 강화, 소비자 혜택 증진 등을 제시하였다. 돌이켜 보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협상 타결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어떤 기준으로 이를 평가하고, 또 한·미 FTA를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지를 검토할 때가 되었다. 필자는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체결되었는지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전체적인 국익 차원의 관점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개별 이슈별로 무엇을 얼마나 주고받았는가 하는 미시적 시각보다는 시장 확보, 경쟁력 강화, 투명성 제고, 신인도 증가 등 국가경제 전체적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시장접근의 경우 품목별로 개방속도가 국내수용 능력과 경쟁력 제고의 측면에서 적절하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세감축 스케줄이 경쟁력 확보에 충분한지와 함께 개방시기 단축을 통하여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단기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상품 자유화의 경우 상당한 이행기간이 부여된 품목이라 할지라도 결국 관세가 철폐된다면 이 역시 시장확대에 기여할 것이며, 서비스와 투자개방의 경우에도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오히려 장기간에 걸쳐 그 효과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넷째, 국내산업의 보호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소비자 혜택이 얼마만큼 증진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FTA의 최우선 목표는 경쟁 촉진과 무역장벽의 철폐를 통한 소비자 후생의 증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가 우리의 통상전략 전체의 구도하에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평가하여야 한다. 한·미 FTA는 EU, 일본, 중국 등 앞으로 우리가 FTA를 추진할 국가들과의 협상에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한·미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협정 체결만으로는 안 되고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통해 협정이 조기 발효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간과해선 안 될 것은 한·미 FTA는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업들이 한·미 FTA를 잘 활용해 교역과 투자 확대, 전략적 제휴 등을 확대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로 결실을 거두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도 각종 제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아울러 기업이 현장에서 한·미 FTA의 실질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특혜관세 스케줄과 원산지 기준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통관 및 관세행정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한·미 FTA 체결로 우리 경제는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격상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과제와 책임도 수반될 것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민 전반에 걸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장 경제와 자유 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방에 소극적이기보다는 이를 활용해 도약의 계기로 삼는 적극적 자세가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