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학교가 우리보다 풍요로운 것은 일차적으로 넉넉한 재정 덕분이다. 그러나 학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애정과 지원도 일류학교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다양한 형태로 사회 전체가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기업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능력과 여건에 맞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학교 지원 현황을 살펴보았다.

미국에서는 민간기업들이 공립학교를 지원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어 있다. 교육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간기업들이 공교육에 지원하는 자금은 연간 20억달러(한화 약 2조원)가 넘는다. 세계적인 컴퓨터업체인 IBM은 '교육의 재창조'(Reinventing Education)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 교육청과 자매결연을 맺고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IBM은 또 하버드대학 경영대와 함께 공립학교에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는 연구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IBM은 해마다 7500만달러를 공립학교 지원금으로 쓰고 있다. 9만여명의 교사에게 각종 프로젝트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IBM이 지난 1995년부터 이렇게 기부한 금액은 모두 4억42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 전화회사인 AT&T는 해마다 학교에 컨설턴트, 매니저, 법무사 등 인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학교와 연락해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거나, 학교가 필요한 인력을 무료 봉사하는 형식이다.

골드만삭스, 엑손모빌, 뉴욕라이프생명 등은 학교 교육청이 경제 교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내놓고 있다. 식품회사인 크라프트(Kraft)는 직원 2100여명이 직접 일일 교사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플로리다 고등학교 운동 연합회는 해마다 음료수업체인 게이토레이드, 보험사인 스테이트팜, 닷지 자동차, 스폴딩 등 여러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중소기업들도 공립학교 지원에 열성이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플린트힐초등학교의 경우, 주변 백화점이나 수퍼마켓 등으로부터 각종 이벤트 때마다 지원금을 받아 행사를 치르고 있다.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이들 기업을 간접 홍보해주고, 기업들은 지역 주민을 돕는다는 입장에서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플린트힐 초등학교가 음악대회를 개최하면, 음악대회 개최에 소요되는 일반 경비를 이들 기업으로부터 협찬받는 식이다. 음악대회 개최 비용이 1000달러이면, 학부모로부터 500달러를 모금하고 기업이 1대1 매칭 펀드 형식으로 나머지를 제공한다.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GE는 켄터키주 루이빌시의 교육청을 지원하고 있다. GE는 먼저 교육청의 고위 간부 20여명을 포함, 교사들부터 교육하기 시작했다. 학생들보다 교사들부터 교육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GE는 교사에 대한 지원을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 등 3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GE가 향후 5년 동안 들일 예산은 1억 달러(약 1000억원). 앞으로 모두 20만명의 학생이 좋은 교사 밑에서 공부하게 된다고 GE측은 설명했다.

독일계인 BASF아메리카는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미국 각 50개 주의 고교를 대상으로 로봇 경연대회를 실시, 우수 학생에게 1000달러씩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이 같은 상을 제정했다.

마가렛 스펠링스(Spellings) 교육부 장관은 "산업의 경우 거의 모든 분야가 재창조되고 혁신을 이루었지만 교육은 25년 전 그대로인 상태"라면서 "미국에선 민간기업이 교육 개혁의 선봉에 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