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0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반(反)FTA 시위를 취재 중인 10여명의 기자들을 무차별 폭행, 일부 기자가 얼굴이 찢어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과 종로1가 네거리 근처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을 취재하던 조선일보 기자 2명을 비롯,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연합뉴스 KBS MBC SBS 기자 등 취재·카메라기자 10여명이 경찰 방패와 곤봉으로 폭행당했다. 경찰은 일부 기자의 등 뒤에서 곤봉으로 뒤통수를 치기도 했다. 이처럼 시위 진압 경찰이 취재기자들을 무차별 폭행한 것은 드문 일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50분쯤부터 광화문우체국 앞 차도를 점거한 시위대 2000여명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오마이뉴스 최모 기자는 경찰 방패에 얼굴을 찍혀 콧잔등이 찢어졌고, 병원서 다섯 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 있던 SBS 기자는 "취재 장비를 보여주며 기자임을 밝혔으나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방패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20분쯤 경찰은 종로 보신각 앞 차도의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붙였다. 당시 경찰은 조선일보 이인묵 기자에게 곤봉을 2차례 휘둘렀고 이 기자는 이를 막다가 손목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 기자는 "취재기자"라고 밝혔으나 경찰은 "(폭행하는) 사진을 찍었으면 경찰에 신고하라"며 계속 폭행을 가했다.

경찰의 취재진 집단 폭행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며 해당 기자·언론사와 국민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대는 애초 집결 장소였던 서울광장이 경찰에 의해 봉쇄되자 오후 2시쯤 서울역광장, 오후 3시쯤 신촌로터리 등에서 모여 시위를 시작했다. 오후 3시30분쯤엔 시위대 2000여명이 신촌로터리~이대사거리 구간 4개 차로를 점거하고 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