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리(코리아), 꾸리… 감사합니다.”
9일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세종병원. 압둘락만 하산 무하마드(6)군이 말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라크 소년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오랜 비행에 지쳤는지 큰 눈이 더 움푹 들어가 있었다. 옆에 있던 아버지(30)도 “우리 아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게 해준 한국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선천성 심장병 환자 5명과 보호자 등 이라크인 8명이 한국 땅을 밟았다. 세종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환자는 2살과 3살 된 여자 어린이, 6세 소년, 20대 여자 2명이었다. 도착 직후 정밀검사를 받은 환자들은 오는 12~15일 수술을 받은 뒤 30일쯤 퇴원,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1인당 1000만원이 넘는 수술비, 초청비 등은 자이툰 부대, 한국심장재단, 세종병원, 순복음교회 실업인선교회가 지원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워오던 이들에게 '기적'을 만들어 준 사람들은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 부대원들이었다. 2005년 10월, 당시 자이툰 부대 공병대대 소속이던 이희제 소령이 "파병 수당액의 1%씩을 기부하자"고 제안했고, 9명이 뜻을 모았다. 9명으로 시작된 부대원들의 기부는 점점 확대됐다. 2006년 2월 66명으로 늘었고, 이후 211명이 됐다. 지금까지 모인 기부액만 1000여만원. 한국심장재단은 이들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기부를 해온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자이툰 부대에 이라크 심장병 환자들을 초청할 것을 제안, 이번 수술이 이루어지게 됐다.
▲ 자이툰 부대원들이 이라크 현지에서 압둘락만 하산 무하마드(6)군 등 심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하고 있다.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5명이 우선 선발, 한국에서 무료 수술을 받게 됐다. /자이툰 부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