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6일 대북지원과 관련한 언론브리핑을 했다. 그는 북한에 성홍열 진료를 위해 4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키로 2월에 결정했었다고 공개했다. 성홍열은 몸에 발진이 생기는 전염병이다.
이 당국자가 이날 브리핑을 하게 된 것은 그동안 ‘성홍열’ 문제와 관련해 석연치 않았던 통일부의 입장 때문이다. 작년부터 북한 일부 지역에 번지기 시작한 성홍열은 심각한 상태로 발전했다. 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민간 대북지원 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성홍열의 최대 피해자는 북한에서도 취약 계층인 어린이·노인 등이다. 실제 민간단체들은 대대적인 대북 의약품 지원에 나섰다. 정부에도 SOS를 쳤다.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지만 이 문제만큼은 정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1월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이 장관은 당시 “별도의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실제론 그로부터 1개월 정도가 지난 뒤 북한에 성홍열 지원을 위해 4억원을 집행했다. 정부는 당시엔 이 문제를 쉬쉬하다가, 다시 한 달 뒤에 탄로가 나자 6일 ‘변명’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의 별도 지원은 없다고 했지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을 안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 얘기가 민간단체에 돈을 줘 성홍열 약품을 지원토록 하는 것까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대북 지원까지 문제 삼는 이는 없었다. 현금을 북한에 주는 것도 아니고 전염병 치료를 위해 의약품을 주는 것은 4억 아니라 40억이라도 ‘퍼주기’ 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통일부는 안 한다고 했다가 슬그머니 해놓고 그런 사실을 숨겨온 것이다. 남북장관급회담이 끝난 뒤 이면합의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것은 바로 이런 통일부의 수상쩍은 업무 행태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