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19~33)=국제 바둑대회 준결승이 관청 건물에서 치러지기는 처음인 것 같다. 숙소와 대국장 사이는 도보로 약 10분 거리. 조한승과 홍민표가 대국 개시 2분 전 홍조 띤 얼굴로 들어선다. 끓어 넘치는 전의(戰意)를 식히려는 뜻이었을까. 둘은 차량 편을 사양한 채 걸어서 출발했고, 바깥 날씨는 이날 따라 꽤 쌀쌀했다. 대신 광주 광역시청 18층 대국장은 전망도 좋고 안온한 분위기였다.
19(9분)는 이 바둑 첫 장고수. 백도 24에 13분이나 썼는데 ‘너무 힘이 들어갔다’는 평을 받았다. 참고 1도처럼 두어 무난했다는 것. 25 이하 30까지는 전형적인 속수 행진이지만 31의 급소 강타를 위한 응급조치였다. 32의 굴복을 받은 조한승, 33(14분)으로 연결하면서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했다. 33에 앞서 참고 2도 1, 2를 선수 교환 후 3으로 한 칸 더 가는 것이 정확한 수순. 이 그림은 흑 A가 언제나 선수여서 하변과의 연결이 좀 더 확실하다. 중앙 흑이 강하다는 건 상변 백이 피곤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의 다음 수는 뻔해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