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8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2·13 핵 합의’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을 불능화하는) 2단계까지 마치는데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시설 신고 결과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핵 협상 일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2단계까지 마치는 데 1년 이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북핵 협상 일정에 대해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13 합의에 따르면 1단계에서 북한은 60일 이내에 영변 원자로를 동결·봉인하고, 2단계에서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하도록 돼 있다. 북한이 1단계를 이행할 경우 중유 5만t을 제공받고, 2단계를 이행하면 모두 100만t의 중유를 제공받을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또 청문회에서 ‘북한이 중유 100만t을 다 소비하는 데 걸리는 기간’과 관련한 질문에는 “북한측은 대략 1년쯤 된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북한이 연간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0%쯤 된다”고 답변했다.

힐 차관보는 또 “라이스 장관이 4월 중 6자회담 당사국 외무장관급 회담에 참석, 6자회담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을 동북아 기구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힐 차관보는 영변 원자로에서 북한이 추출,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은 50여kg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한 감시는 ‘2·1 3 합의’ 1단계인 60일 이내 이행사항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와 함께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추진과 별개로 북한의 슈퍼노트(100달러 지폐) 위조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이 문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북한이 이런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 타협과 달러 위조를 맞바꿀 의도가 없다”고 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관련, “북한이 장비를 구입한 것은 명백한 사실인 만큼 장비들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