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8시(현지시각·한국시각 오후 12시 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동쪽으로 50여㎞ 떨어진 바그람 미군기지 정문(1A번 게이트). 하루 전 다이만(건설공병) 부대 윤장호(27) 병장이 사망하는 등 40여명이 사상(死傷)한 대형 테러참사 현장을 지나는 행인들의 얼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완전 무장을 한 미군들의 경계는 전날보다 더 삼엄해져 있었다. 미군기지에서 일을 하는 일용직 아프가니스탄인 근로자들이 기지를 출입할 때는 아프가니스탄 경찰들이 온몸을 샅샅이 수색했다. 게이트 앞 250m 지점에도 바리케이드가 하나 더 있었다. 이곳 역시 아프가니스탄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다. 기지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이곳에서 1차로 검문을 한다. 기지에 들어가려면 두 번의 검문검색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곳 주민들은 "두 번씩 검문을 하는데 어떻게 어제 테러가 가능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지 부근과 바그람 시내에서는 테러 발생 후 한국인이나 한국군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바그람 기지 내에서 미장원과 스파를 경영하는 김주태(39)씨는 "어제 '지금 부대가 공격을 받고 있다'는 방송을 들은 뒤 콘크리트 대피소로 3시간 동안 대피를 했었다"며 "당시 체니 부통령이 부대를 방문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소문도 도는 등 분위기가 흉흉했다"고 전했다.

바그람 기지 내에 주둔 중인 동의(의료지원단)·다산(건설공병) 부대에선 식사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장병들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인희(육사29기·대령) 다산부대장은 "부대의 모든 활동을 중지한 채 오늘 오전 로드리게즈 사령관(미군소장) 주관으로 사망자들에 대한 추도식이 있었다"며 "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실 것 같아 어제 전 장병들이 안전하다는 전화를 드렸고 분향소를 설치해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장 시신 내일 한국에

윤 병장의 시신은 28일 밤(한국시각) 미군 C-17 수송기 편으로 쿠웨이트 무바라크 공항까지 운송됐으며, 아시아나 항공 전세기 편으로 3월2일 오전 7시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합참은 윤 병장이 소속된 특전사부대장(葬)으로 장례를 치른 뒤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키로 했다. 정부는 윤 병장에게 무공훈장과 함께 하사 계급을 추서하고 전사(戰死)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윤 병장이 전사자로 처리될 경우, 2억4516만원의 사망보상금을, 순직자로 처리될 경우엔 8453만원의 사망보상금을 받으며, 어느 경우든 유족에겐 매월 89만5000원의 보훈 보상금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