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자 A1면 ‘고교 2·3학년 체육은 필수, 음악·미술 중 하나도 필수’를 읽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우리의 교육정책은 마치 유행에 민감한 아가씨 같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니까 밀어붙이겠다고 하는데, 그 의견을 내놓은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나는 2002년도에 수능을 치렀다. 당시 우리 학번은 ‘단군 이래 최악의 학력’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발표된 새 교육정책안을 들여다보면 ‘더 최악’인 학생들이 양산될까 두렵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과목’의 선택권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교생들의 현행 5개 선택과목군(인문·사회, 과학·기술, 예·체능, 외국어, 교양)을 ▲국어·도덕·사회 ▲수학·과학·기술·가정 ▲체육 ▲음악·미술 ▲외국어 ▲교양 등 6개 과목군으로 나눴다.
이 중 국어·수학 등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본 과목들조차 선택권을 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심화된 내용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과목 선택권이 주어지면 학생들은 점수를 얻기 힘든 과목은 당연히 기피할 것이다. 자기 입맛에 맞는 반찬만 골라 먹은 결과가 영양실조로 나타나듯, 지식에서도 편식이 이뤄진다면 향후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인의 기본 소양인 ‘국어’를 점수가 안 나오니까 선택하지 않는 학생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또 체육·미술 등이 강조되면 이와 관련된 사교육 시장이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교육부는 학습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라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그들의 미래를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