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죽을 뻔하다가 세 번 살아났다. 미국의 레슬링 스타 룰런 가드너(35·Rulon Gardner)가 생애 세 번째 ‘불운’을 기적적으로 헤쳐 나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130㎏급 금메달리스트인 가드너는 지난 24일 4인승 경비행기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 엔진에 이상이 생긴 비행기가 갑자기 속도가 떨어지며 추락한 것.
천만다행으로 비행기는 미국 유타와 애리조나 주 접경에 있는 한 호수에 떨어졌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가드너와 조종사 등 3명은 수온 6.6도의 차가운 호수를 1시간 반쯤을 헤엄친 끝에 뭍에 오를 수 있었다. 가드너는 “원래 수영을 잘 못한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게 힘들어 배영으로 헤엄쳤다”고 했다. 그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워 물이 차가운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가드너는 홀딱 젖은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밤새 호숫가에서 떨었고, 날이 밝은 뒤에야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대원은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고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놀라워했다.
1m88, 120㎏의 거구로 레슬링 은퇴 후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가드너는 2002년에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다가 전복 사고를 당했고, 결국 동상으로 발가락 하나를 잃었다. 어린 시절엔 활을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화살이 배를 관통했지만 주요 장기를 피하는 바람에 생명을 건졌다. 가드너는 “인생을 뒤바꾸는 경험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비행기 추락에도 살아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