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2014년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 강원도 평창과 러시아 소치에 대한 현지실사가 끝났다. 현지실사에 대한 총평에서 평창은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받지 않았지만, 소치는 환경과 시간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평창이 다소 우수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남은 경쟁 도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내달 14일 실사에 들어간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라는 지역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대업이다. 물론 정부 지원에 힘입어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어야 하는 곳은 강원도다. 그동안 강원도는 동계올림픽 유치에 매달려 피눈물 나는 경주를 해왔다. 그래서 평창은 달라졌다. 의지 하나만으로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 했던 ‘그때’의 모습과는 정말 많이 변했다. 우선 IOC와의 신뢰구축을 위해 유치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철저히 이행했다. 나아가 더욱 새로운 유치전략과 치밀한 준비를 통해 대회의 콘셉트를 완전히 새롭게 하고, 평창의 모든 시설을 세계수준, 국제기준에 맞췄다. 더구나 수도권에 연결된 고속전철을 건설, 막강한 사회기반 인프라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고 선언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는 자연적인 여건이나 대회운영 경험, 그리고 지명도에 있어 우리보다 유리하고, 소치는 정치적 배경과 막대한 물량공세로 유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도시 모두 유치 경쟁에서 만만치 않은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두 도시가 따라 올 수 없는, 평창만이 갖고 있는 유치 명분이 있다. 하나는 동계 스포츠의 세계화를 위해선 유럽 주도에서 벗어나 아시아로 진입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보다 앞선 일본이 있긴 하지만, 중국이란 거대 시장을 고려할 때 평창은 동계 스포츠의 세계화를 위한 또 다른 거점 마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른 하나는 분단국가로서 ‘평화의 장’이라는 IOC 정신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념적 대립과 군사적 분단의 현장인 한반도에서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실천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은 평창만이 지니는 ‘올림픽 무브먼트’다.
오는 7월 4일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이번 실사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실사단의 평가보고서는 어디까지나 투표권을 갖고 있는 IOC 위원들에게 참고자료일 뿐이다. 결국 최종 성패는 IOC 위원들의 표심을 어떻게 사로잡는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유치 경쟁은 지금부터다. 남은 기간에 강원도만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관심과 의지를 결집해 ‘표심잡기’에 나서야 한다.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에서 ‘평창’이라는 이름이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유치를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횃불을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