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드라이브 샷 거리는 역시 숫자에 불과했다. 지난 2005년 ‘성 대결’ 이벤트 대회에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내 드라이브 샷이 덜 나가면 치마를 입겠다”고 했다가 실제로 치마를 걸쳐야 했던 프레드 펑크(Fred Funk·미국)가 51세 나이로 미PGA 투어 대회를 제패했다.

펑크는 26일(한국시각) 멕시코 엘카말레온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마야코바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호세 코세레스(아르헨티나)와 동타(합계 14언더파)를 이룬 끝에 연장 두 번째 홀 버디로 우승컵을 안았다.

PGA투어 8승째. 보다 값진 성과는 시니어투어 대회 우승 직후 PGA투어 대회에서도 우승한 사상 두 번째 선수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만50세 이상 선수들만 출전하는 시니어투어로 옮긴 펑크는 지난달 터틀베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2승을 올리면서 틈틈이 PGA투어 대회에도 참가해왔다.

시니어·PGA 투어 대회의 잇단 제패는 2003년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가 시니어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BC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사상 처음. 펑크는 역대 PGA투어 우승자 중 다섯 번째 최연장자 기록도 세웠다.

펑크의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273야드였다. 180여명의 출전선수 중 165위. PGA투어 현역 시절 평균 비거리 270야드(196위)로 ‘짧순이’ 별명을 얻었던 그로선 크게 실망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펑크는 특유의 정교한 샷과 집중력으로 ‘한계’를 극복해냈다. 펑크는 2002년 PGA투어에서 10개의 드라이브 샷 중 8개 이상을 페어웨이에 적중시켜 등록선수 전체에서 정확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펑크는 허리 통증 때문에 6번홀(파4)에선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부인의 마사지를, 12번홀에선 투어 소속 치료사의 응급처치를 받고 다시 일어서는 투혼을 보인 끝에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