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당 대선 후보 경선시기를 현 규정(대선 180일 이전)대로 6월 22일 전에 할 것을 주장한 것은 박 전 대표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많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보다 여론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6월 경선’이 불리하다는 것은 박 전 대표측도 인정하고 있다. 경선준비위에서 박 전 대표측이 ‘9월 초 실시’를 주장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박 전 대표가 이날 “다시는 (9월 연기라는) 개인 의견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못박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날 “난 손해를 보더라도 항상 원칙을 지켜왔다. 인기영합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25일 대선주자 간담회에서도 “당원이 합의해서 결정한 것을 후보들의 합의로 바꿀 수는 없다”고 비판한 후 캠프 관계자들에게 ‘6월 경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캠프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앞으로는 박 전 대표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의원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개인의 유·불리를 따져 경선 룰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캠프측은 말한다. 설사 조기 경선이 불리하더라도 ‘원칙은 지킨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는 경선을 6월에 하거나 9월에 하거나 승부는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기자들에게 “나는 (6월 또는 9월 중) 어떤 것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알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의 여론 지지율이 한풀 꺾이기 시작했고 검증이 본격화되면 3월 말~4월 초쯤이면 지지율 추격이 가능하다는 예상도 한몫 했다는 것이 박 전 대표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9월까지 가기보다는 6월 말까지 넉 달간 ‘화끈한 승부’를 해보자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계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도 이런 승부수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있다. 이 전 시장측에선 “어차피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이 경선시기 연기를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원칙’을 강조하며 일단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