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는 계속 새로운 음악을 만나야 되죠. 순수하고 깨끗한 상태의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하니까 숨통이 트이고 살 것 같아요.”(송홍섭·53)
“저희 연령대가 스스로의 음악에 대해 의심이 많은 시기인데, ‘대장님’을 통해서 검증받고 확신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황하린·22)
요즘 홍대 앞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록 밴드 ‘피닉스(Phoenix)’의 최고참 베이시스트와 막내 드러머의 나이 차는 33년이다. ‘사랑과 평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멤버였던 국내 최고 베이시스트 송홍섭이 리더이자 ‘큰 형님’. 그는 아들뻘 되는 멤버들을 이끌고 ‘청춘과 열정의 음악’ 록을 연주한다. 이원영(22·기타), 황하린(디제이·보컬), 손승민(20·드럼) 등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대학 1~2년생들이다.
송홍섭은 “그 동안 해왔던 연주는 대부분 계산되고 연출된 것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완벽하게 즐기는 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젊은 멤버들은 송홍섭을 ‘대장님’이라 부르고 있었다. 손승민은 송홍섭의 아들과 나이가 같다. 이원영은 “선생님도, 아저씨도 이상해서 그냥 대장님으로 부른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남의 연주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는 데 급급했었는데 대장님과 함께 첫 즉흥 연주를 하고 난 뒤, 제 마음속 영감을 그대로 뱉어내 기타로 풀어내는 방법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작년에 앨범도 발표했던 이 밴드는 전국 투어도 벌였고 최근에는 홍대 앞 클럽 공연에 몰두하고 있다. 송홍섭은 “멤버들과 제가 똑같은 비중으로 팀을 구성하고 있는데, 아직도 ‘송홍섭과 피닉스’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관객들이 처음에는 제 얼굴을 알아보고 저만 지켜보다가 차츰 어린 친구들 연주가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환호를 보내요.”
송흥섭은 80~90년대에 김현식, 한영애, 삐삐밴드 등의 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IMF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심근경색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그래서 그가 최근 서울을 떠나 경기도 가평에서 가족들과 함께 일궈가는 소박하고 단란한 삶은 더없이 소중하다. 그 행복한 공간은 종종 밴드 멤버들의 단합대회장이 되기도 한다.
“대략 2주에 한 번씩 대장님 집에 가서 합숙훈련을 하는데 사모님이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해 주세요. 옻닭, 만두, 삼겹살…. 파티가 열리죠. 와인도 많이 마시고요.”(황하린)
이들은 올해 두 가지 성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곡을 담은 새 앨범과 송홍섭이 프로듀싱을 맡아 히트했던 옛 노래들을 모은 리메이크 앨범을 대중 앞에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