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치러진 서울대 모의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제시문과 논제의 난이도는 서울대가 기존에 발표했던 1, 2차 논술 예시문항에 비해 대체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또, 교과서에 나온 제시문이나 주제를 최대한 활용했고, 특정 교과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출제했다는 점은 기존의 예시 문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체적이거나 시사적인 사안을 논술의 소재로 활용하여 현 상황과의 연관성을 묻도록 하는 인문계열의 문제나, 제시문과 논제 속에 포함된 여러 개념들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수리·과학적 개념을 실생활 영역으로 확장토록 하는 자연계열의 문제 등도 예시문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문계열 문제 특징
인문계열 문항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1, 2차 예시 문항에서처럼 교과서의 내용을 제시문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밖의 제시문들도 교과서의 내용을 즉시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교과서의 내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이었다. 이는 서울대가 공교육만으로 준비 가능한 논술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공언한 그간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물론 이번 모의 논술고사의 경우, 제시문들이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주제이고 난이도 또한 높지 않아서 제시문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제에서 일차적으로 독해를 통한 개념의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주요한 특징이라 할 만하다.
또, 한 문항 안에 논제들을 단계적으로 배치해 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논제 2를 풀기 위해 논제 1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형식이다. 이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채점의 객관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통합논술의 형식적 특징을 보여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연계열 문제 특징
자연계 논술은 그간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본고사 형식은 아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과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출제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문항1은 수리 과학의 통합, 문항 2·3·4는 과학 교과의 영역 간 통합 형태로 제시문을 통해 주어진 다양한 자연과학의 원리를 새로운 문제 상황에 적용하여 해결하는 문제였다. 난이도의 측면에서 볼 때, 교과서를 참조하든 안 하든 교과 과정을 이수하고 제대로 이해한 학생은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 모든 교과목들의 기본 개념을 잘 모르거나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 연결고리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주어진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벅찼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평균 15~16분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