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애서의 주제는 ‘속지 말자 위장 전술, 까발리자 그의 본심’이다. “전화할게요” 라고 말하고 하지 않는 남자의 본심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의 연애전문가 그렉 버렌트의 신작 ‘끝났으니까 끝났다고 하지’(it’s called a breakup because it’s broken) 역시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제초제를 확 뿌려 버린다. 질퍽거리지 말라는 것.
여자의 말과 본심을 까발린 ‘남자들은 절대 모르는 여자의 언어’의 후속편 격인 ‘여자들은 절대 모르는 남자의 언어’ 역시 남자의 진심을 번역해놓았다. “당신 없으면 안돼”(‘청소부는 고용할 형편이 못돼’), “난 독립적인 여자가 좋아”(‘여자라도 돈을 버니 다행이야’)….
사실 20세기까지만 해도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바쁜 걸까요?…광화문 고민녀’ 같은 사연에는 ‘여자가 먼저 연락하면 어때요. 사랑은 쟁취하는 자의 것!’같은 조언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이런 게 정답이다. “‘아직 가정을 꾸리기엔 자신이 없어’, ‘머리가 복잡해서 그래’ 같은 말은 100% 거짓말. 이런 자는 깍뚝썰기와 마구썰기로 바로 잘라 버려!” 100번을 마음에 새겨도 좋은 말이다, 좋은 말이야, 좋은 말 같애, 좋은 말이긴 한데…그럼 대체 우린 뭘 믿어야 할까?
얼굴은 못봤지만, 명성은 대단한 많은 외국 교수님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로버트 팰드맨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심리학과 교수(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학생의 60%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10분 이내에 2.9회의 거짓말을 했다. 남자는 자기를 부풀리는, 여자는 자기에게 호감을 갖게 할 거짓말을 했다), 이스트 캐롤라이나대 녹스&사치 교수(대학생들의 92%가 전·현 애인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했다. 기혼자 연구팀은 대학생 8%가 거짓말을 했다고 의심한다), 뉴잉글랜드대 데이빗 스미스 교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정상인보다 진실을 말하는 경향이 있지만, 병에서 회복되면 거짓말이 늘어난다)…. 거짓말이란, 사회와 사람들 사이에 적응하기 위한 인류의 문화유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투명 메이크업, 체형 보정 속옷, 키높이 구두, 염색, 성형, 탈모치료 사실 모든 게 거짓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모든 거짓을 행하는 우리의 본심이 어딘가에는 있다는 것이다. 본심만 있다면, 어설픈 거짓 따윈 용서하고 싶은 마음. 칼럼 연재가 끝나는 시점에 이걸 깨달았다는 건, 거짓일까, 본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