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개최 중인 북핵 6자회담에서 달걀에 이어 토끼가 비유 대상으로 등장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는 12일 기자들을 만나,“외교에서 마술이란 없다. 모자 속에서 토끼를 꺼낼 수 있는 건 모자 속으로 그 토끼를 집어넣으려고 아주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 시설 동결의 대가로 최대 200만t의 중유 등 막대한 에너지 지원을 요구해 협상이 난항에 빠졌지만 나머지 5개국이 북핵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로 한 얘기였다.
이에 앞서, 우리측의 천영우 수석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알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무정란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미 의회에서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병아리 숫자를 세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의식한 것이다.
북한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9일 라이스 장관의 이 발언을 전해 들은 뒤,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병아리 숫자를 세려고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핵 동결 조치에 합의해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힐 차관보도 같은 날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라고 말한 후, “그러나 달걀이 부화되기도 전에 병아리를 먼저 세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