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을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주자 간의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한 당내 ‘중립모임’이 13일 발족한다.
가칭 ‘당(黨) 중심모임’을 준비 중인 한 의원은 11일 “현재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진영 간에는 아무런 팩트(사실)도 없이 다른 후보의 흠을 잡으려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가 하면,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를 근거 없이 폄하하는 편지를 무차별 발송하는 등 지켜야 할 선을 넘고 있다”며 “당이 중심이 돼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오는 13일 조찬 회동을 갖고 설립취지문을 비롯해 활동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모임은 당내 경선관리기구인 ‘2007 국민승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맹형규 의원과 권영세 최고위원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최고위원은 “특정 후보에 줄을 서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분위기 때문에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들이 처신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경선이 끝나기도 전에 당 자체가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 모임에는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과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나경원 대변인, 김기현 제1정조위원장,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 장윤석 인권위원장 등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 다수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은 여의도 국회 앞에 이미 사무실도 마련했다.
모임을 주도한 한 의원은 “기존에 있던 ‘줄 안 서기’ 모임은 단순히 중립 지역에 있겠다는 소극적 성격이 강했다면 ‘당 중심모임’은 후보들까지도 끌고 갈 수 있을 정도로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모임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 관계자들은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모임에 중심이 됐다는 의원들도 이미 과거와 현재 특정 후보의 편에 선 사람들”이라고 했다. 작년 10월에도 중립을 표방하며 31명의 의원이 참여한 ‘희망모임’이 출범했지만 그 중 상당수가 이미 특정 후보들 진영에 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