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의 오른 발이 FIFA 랭킹 16위 그리스를 무너뜨렸다. 이천수의 22m 프리킥이 대한민국의 아침을 깨웠다.
박지성도 아니고, 설기현도 아니고, 이영표도 아니었다. 2007년 첫 A매치 그리스전의 주인공은 이천수, 런던 크레이븐 스타디움은 그를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이 7일 새벽 5시(한국시각) 잉글랜드 런던 크레이븐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한 방에 눕혔다. 한국은 FIFA 랭킹 51위, 그리스는 유로 2004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유럽의 강호. 지난해 8월 베어벡호 출범 이후 가장 경쾌한 승리였고, 유럽권 국가를 상대로한 첫 승리였다.
체한 듯 답답하게 흘러가던 경기는 이천수의 한 방으로 깨졌다.
후반 33분 아크서클 왼쪽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박지성이 프리킥 찬스를 만들었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이천수가 키커로 나섰다. 그리스 선수 3명이 수비 벽을 쌓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뚫고 이천수가 때린 공은 예리하게 그리스 수비수들의 머리 위를 지났다. 회전을 먹은 공은 마술에 걸린 듯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스 골키퍼 할키아스가 재빨리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으나 한 박자 늦었다. 공은 상대 골키퍼의 왼손을 살짝 스치더니 골문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천수로선 지난 2006년 6월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벌어진 독일월드컵 본선 토고전에서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린 이후 첫 A매치 골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이천수의 움직임은 경쾌했다. 이천수는 전반 두 차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슛을 날렸다. 슛은 골대를 살짝 비켜갔지만 상대 벤치의 간담을 서늘하게할만큼 위력적이었다. 경기는 초반 이후 그리스가 전반적으로 주도했다. 한국은 패스가 자주 끊기고, 수비라인이 흔들리면서 답답하게 끌려갔다. 몇 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지만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으로 넘겼다. 박지성의 골대 불운은 계속됐다. 박지성은 전반 38분 오범석의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바깥으로흘렀다.
베어벡호는 FIFA가 정한 A매치 데이인 오는 3월 24일 남미 국가를 상대로 올해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