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는 해가 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영국·터키·인도·중국·태국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도요타의 해외 생산 공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늘날 세계 무역환경은 상품뿐 아니라 자본·기술·노동 등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이 확산되면서 국경 없는 경영활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와 M&A(인수합병) 및 자원의 글로벌 아웃소싱(외부 위탁) 등을 통해 전 세계 차원에서 수행하는 전방위 무역·생산체제가 확산됨에 따라 이제 글로벌 경영은 기업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전략이 되었다.
여기에 맞춰 국제수지 구조도 상품 수출을 통한 ‘무역수지’에서 해외 투자에서 나오는 배당과 이자소득 등을 통한 ‘소득수지’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의 결실로 2005년부터 소득수지 흑자가 무역수지 흑자를 상회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은 어떠한가.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은 외환위기 때 주춤했으나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국내의 펀드자금이 중국·동남아시아에 대거 투자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펀드투자는 원화(貨)의 힘으로 동아시아를 공략한다는 뜻에서 ‘문화 한류(韓流)’에 이은 ‘원류(won流)’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해외 직접투자만 보더라도 200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4.6%로 일본(8.5%)이나 미국(16.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투자 규모뿐 아니라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는 제조업 분야와 중국 등 아시아 투자에 집중돼 있어 이들 국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리스크(위험도)가 커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또 저임금 노동력 활용과 같은 수동적·방어적 목적의 해외진출이 주류고, 선진기술이나 자원 확보 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해외투자 대책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기업의 해외진출 촉진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기업의 해외사업에 대한 보험 한도 확대 및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강화 등의 조치가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정부의 해외투자 정책은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대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기업의 글로벌 경영과 동떨어지거나 지엽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경쟁력 한계에 도달한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강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시장개척형, 기술획득형, 자원확보형 등 해외진출 목적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방안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둘째, 지역·산업 전문가 육성, 대·중소기업 간 해외진출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진출지역에 대한 연구와 정보제공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해외펀드를 포함한 해외진출 관련 법률의 개편, 해외진출기업 원스톱 서비스 제공, 진출지역과의 정부 간 협력채널 활성화 등과 같은 종합적이고 제도적인 지원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자본수지 적자(유출 초과)’의 선진국형 구조를 정착시킴으로써 환율안정을 도모한 일본의 정책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 역시 글로벌 경영 추세에 발맞추어 세계를 향해 또 다른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야 한다. 저임금을 활용한 초보적 투자행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개척과 선진기술 습득, 그리고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 해외투자를 적극 수립해 나가야 한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잠재력 향상을 모색하는 이 시점은, 정부와 기업 모두 해외진출에 눈을 돌려 글로벌 진출전략을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