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쯤 열린우리당의 집단 탈당이 이뤄질 경우 여권(與圈)은 ‘입법 레임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권이 부동산값 안정 대책으로 지난달 11일 내놓은 ‘1·11 대책’의 입법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이 가장 많이 포함된 국회 상임위가 건설교통위인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1·11 대책의 핵심인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 확대 방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여당의 ‘당론’으로 이들을 묶어둘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족쇄도 없어진 상태에서 이들은 공공연하게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건교위, 야당의 절대적 우위로 변화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 여당 의원 12명 가운데 정성호 의원은 5일 탈당하며, 위원장인 조일현 의원을 포함해 주승용·박상돈·장경수·서재관 의원이 조만간 이뤄질 집단 탈당에 합류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홍재형·유필우 의원은 유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여당에 남는다고 해도 26명 정원의 건교위는 야당의 절대적 우위로 바뀌고 여당 입지는 급격히 축소된다.
특히 탈당파 건교위원들은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 확대 방안에 대해 부정적이고, 한나라당도 반대하는 상황이라 2월 국회 입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지적이다.
주승용 의원은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는 건교위원들의 뜻을 무시한 채 여당 부동산특위에서 한 달 만에 만든 졸속 대책 아니냐. 시장원리에 위배되는 정책으로 확실히 반대 의사를 표시하겠다"고 했다. 박상돈 의원도 "원가 공개는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절대 반대한다"고 했고, 서재관·유필우 의원도 "원가 공개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탈당파, "앞으로 캐스팅 보트 행사"
다른 상임위 사정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이상 여야가 대립해온 사학법 재개정의 경우 탈당파의 상당수가 '중도 실용'을 내걸고 있어 여당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상정돼 있는 재경위에서는 지난달 탈당한 이계안 의원을 비롯, 강봉균·우제창 의원이 빠져나간다. 이들 탈당파는 열린우리당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사가 높은 쟁점 법안에서 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또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다고 해도 탈당파의 도움 없이는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탈당파의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실패는 민심과 시장을 거스른 정책의 책임도 크다"며 "우리의 협조 없이 여당 뜻대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확실히 캐스팅 보트(casting vote·결정권)를 행사하겠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