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동물을 학대하면 최고 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동물을 버리거나 병든 동물을 방치하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지난해12월 국회를 통과한 동물보호법이 계기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애완동물들은 여전히 버려지고 있다. 그래서 법률 마련에도 불구 ‘강원도 유기동물사랑방’이 존재한다. 길거리에서 주인 없이 떠도는, 유기동물들을 보살펴주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동물들의 주인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다친 동물은 치료까지 해준다. 새 주인을 찾아주거나, 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임시로 보호해준다. 별칭이 ‘버려진 동물들의 구세주’다.

유기동물사랑방 회원들이 강릉시에서 관리하는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섰다. 회원들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보호소의 개들이 반갑게 꼬리치며 맞이한다. 회원들이 챙겨온 간식들을 꺼내 동물들에게 나눠주자 서로 먹으려고 보호소는 한바탕 아수라장이 된다. 회원들은 시간 날 때마다 보호소를 찾아 동물들을 보살핀다.

“3년 전 키우던 개가 숨진 뒤 마음이 아파 동물학대방지협회의 동물들을 돌봐주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유기동물사랑방을 운영까지 하게 됐습니다.”

회장 김현정(34)씨는 협회에서 구조한 유기견을 임시로 보호해 주기 시작하면서 유기동물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인터넷 카페도 개설했다(cafe.daum.net/animalismyfriend). 뜻을 같이 하는 회원들이 280명을 넘는다. 회원들은 강릉과 원주를 거점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구조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길거리를 떠돌던 동물이다. 때문에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피부병과 심상사상충 등 병을 한두 개씩 앓고 있다. 이런 동물들을 위해 회원들이 후원금을 내기도 하지만, 한 달에 모이는 후원금은 고작 몇 만 원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런 회원들에게, 다치고 병든 동물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거나 실비만 받고 치료해주는 도그빌동물병원 권영욱 원장은 든든한 후원자다. 김 회장은 “권 원장은 동물들의 슈바이처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유기동물사랑방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재입양 문제다. 시설부족으로 모든 동물을 수용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양을 보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유기동물사랑방 회원들과 동물학대방지협회의 노력으로 강릉시청 홈페이지에 유기동물 분양게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은 입양되는 동물이 구조되는 숫자에 비해 턱없이 적다.

강릉시청 보호소 동물들의 보호 기간은 한 달이다. 보호기간을 넘긴 동물들은 최악의 경우 안락사를 당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회원들은 직접 동물들 사진을 액자에 넣어 병원, 미용실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전시하며 입양률을 높이려 노력중이다.

이들은 ‘애프터 서비스’에도 철저하다. 새 주인에게 동물을 잘 돌볼 것을 다짐하는 각서를 받으며, 입양된 동물이 잘 지내는지 입양자와 연락을 계속한다. 입양 받은 사람중 일부는 동물의 건강한 모습을 카페에 올리기도 한다.

김 회장은 “새 주인을 만나 건강하게 지내는 동물들을 보면 정말 이 일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동물들이 버려지고 길을 헤매는 일이 벌어지는 한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