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白南準) 타계 1주기와 관련, 그를 기리는 최대 전시회는 한국이 아닌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다음 달 열린다. 마드리드에서는 매년 ‘아르코’라는 아트페어가 열린다. 해마다 특정 국가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그 나라 현대 미술을 집중 소개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 주빈국은 한국. 아르코 주최측은 한국측 조직위원회에 “백남준 특별전을 꼭 준비해달라”고 몇 차례나 신신당부했다. 이에 따라 한국측 조직위는 ‘백팔번뇌’ ‘TV를 위한 선(禪)’ 등 국내 주요 미술관과 개인 소장가가 보유한 백씨의 대표작 86점을 마드리드에 보냈다. 백남준 특별전은 다음 달 13일 마드리드에서 개막해 석 달간 계속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추모식과 전시가 열린다. 28일 경기도 용인 한국미술관에서는 고인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70)씨, 가수 조영남(62)씨 등 문화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해 고인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씨가 “누가 먼저 청혼했냐”고 묻자, 구보타씨는 “내가 먼저 했다”며 웃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29일 오전 11시, 1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김홍희(59) 경기도미술관장 등 미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다. 유족과 친지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봉은사로 이동해 추모제를 지낸다. ‘백남준을 기리는 모임’ 회원들은 오후 6시 서울 프라자 호텔에 모여 추모 문집 ‘TV 부처 백남준’ 출판 기념회를 연다. 백씨의 소꿉친구 이경희(74)씨, 후원자 홍라희(62) 삼성 리움미술관장 등 문화계, 재계, 정계 인사 52명이 추억을 털어놓았다. 서울 잠원동 필립 강 갤러리에서는 사진작가 이은주(59)씨가 92년부터 2003년까지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찍은 백씨의 사진 30점을 건다.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는 29일 오후 2시부터 무속인 인간문화재 김금화(76)씨가 굿을 한다.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전도 3월 18일까지 열린다. 플럭서스는 1960년대 뉴욕에서 펼쳐진 전위예술운동이다. 백씨는 오노 요코(73)와 함께 이 운동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