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국도 인근에 들어선 공공기관 건물. 초현대식으로 지어졌다. 당연히 건물을 둘러싼 강원도의 화려한 자연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춘천의 한 하천. 몇년전 수해로 강에 접한 도로 일부가 무너졌다. 도로는 복구됐다. 그러나 도로는 강 쪽으로 더 들어갔고, 수해가 발생한다면 또 다시 붕괴될 수도 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강원도지만, 사람이 만든 이러한 ‘인공’이 자연의 가치를 평가절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고, 강원도가 팔을 걷고 나섰다. 이제 강원의 건축물들은 자연에 뒤처지지 않아야, 자연의 빼어남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이 마스터플랜의 이름은 조금 길다. ‘강원도형 경관도시 형성 실현을 위한 경관정책’이다. 우리의 자연이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밀려 훼손되고 있다는 위기감, 방치할 경우 ‘미래가치’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강원의 건축물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뤄야 공사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빽빽한 고층아파트로 가득찬 일반주거지역(왼쪽)이, 저고층이 뒤섞여 스카이라인이 드러난 단지(오른쪽)로 바뀌게 된다.

◆전국 최초로 조례 제정

물론 강원도가 그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타 지역의 모범이었다. 1995년부터 ‘경관형성시책’을 추진해, 전국 최초로 경관형성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경관형성 추진지침 ‘예규’ 제정(1996년) 강원도 경관형성기본계획 수립(1997년) 강원도 경관형성조례 제정(2000년) 등이 이어졌고, 14개 시·군이 경관조례 제정을 완료했다. 시범사업으로 15개 시·군이 경관8경을 지정했고 인제 용대 산촌마을, 동해 횟집명소거리가 경관 시범마을로 조성됐다. 이러한 강원도의 노력은 국토계획법에 경관계획 수립 의무화로 이어졌고, 제2회 자치단체개혁박람회 ‘우수개혁사례’로 선정되는 성과를 낳았다. 그러나 현재의 조치 보다는 강원도의 자연이 너무 수려하다는 판단 아래, 더욱 강력한 조치와 지혜를 짜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경관정책의 핵심은 ‘선계획 후개발’ 체계 구축이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강원도의 최대 자산인 자연을 살리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관도시 회의에 참석한 김진선 지사와 시장 군수.

◆모든 시·군의 8景도 추진

법적 규제가 강화된다. 도시기본계획을 짤 때 시·군의 정체성 및 미래상을 고려한다. 도시계획 심의기준도 강화돼 심의대상을 모든 개발행위로 확대한다. 도로 하천 건설도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된 친환경적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론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의 경관 차별화 ▲경관축 설정 ▲랜드마크, 조망점(View-Point) 등 경관요소 설정 등이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의 경우 면적 1만㎡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새로 조성되는 대단위 주거지역은 단독주택, 증축주택, 고층 주택 등이 적절히 배치돼 ‘스카이 라인’이 유지돼야 한다. 재건축, 재개발, 공동주택과 관련해선 녹지공간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이 의무화된다. 건폐율, 용적률도 강화돼 ▲재건축 재개발아파트는 25%, 250%에서 24%, 240% 이하로 ▲일반분양 아파트는 25%, 250%에서 20%, 200% 이하로 조정된다. 또 공동주택은 판상형을 지양하고 탑상형 또는 타워형으로 유도한다. 경관 자체와 관련 ‘경관8경’을 지정하고 관광자원화를 모색한다. 특히 8경을 지정하지 않은 춘천, 원주, 영월에 대해 연내 지정을 유도하게 된다.

이번 계획은 도로와 교량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로의 경우 조망점을 설치하고 동물 이동통로를 설치하는 등 자연친화형를 목표로 한다. 올해 8개 도로에 20억원이 투입된다. 교량도 미관을 고려해야 하며 특색있는 조형물 설치, 아치 및 사장교, 야간경관용 조명시설 등이 권장된다. 도로 주변도 공한지 폐도를 활용해 소공원을 만들고 야생화 꽃길을 조성키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염두에 둬, 둔내 시가지 간판정비 등 4개사업(동계스포츠벨트),콩꽃마을 한전주 지중화사업 등 8개사업(홍천▲설악권벨트)을 주요 사업으로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