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韓한·美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수석대표가 최근 "FTA 협상에 최선을 다해도 상대편이나 우리 측 要因요인 등으로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작년 2월 한국과 미국이 올 3월 말로 마감시한을 미리 정해 놓고 시작한 협상이 流産유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말 뜻이 한·미 양측이 협상의 남은 문제를 빅딜(big deal)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이 타결돼도 양국 의회의 분위기 변화에 따라 협정안 비준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두가지 모두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만큼 한미 FTA 협상이 百尺竿頭백척간두에 서 있는 것이다.

미국은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보호무역주의 性向성향이 강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이후 FTA에 대한 熱意열의가 식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측이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FTA는 없다"거나 "미국 국내법은 하나도 고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정부의 미지근한 태도로 FTA 추진 動力동력이 꺼져가는 데다 FTA 반대세력의 조직적인 저항과 방해로 상황이 더 어렵다. 대통령의 경제참모 출신들과 집권당 의원, 정권과 한 길을 걸어온 공영방송과 親친정부 신문, 親與친여 시민단체들까지 모두 나서 "한미 FTA를 하면 나라 망한다"고 선동하고 있는 판이다. 정부의 협상전략을 담은 �密비밀 문건이 FTA 반대에 앞장서는 언론사에 통째로 넘어가 협상팀의 발목을 붙잡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통령은 얼마 전 國政국정연설에서 "FTA는 더 이상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정권의 총리, 장관, 집권당 대표 누구 한 사람도 한미 FTA 체결이 왜 대한민국이 장래 먹고사는 문제와 결부돼 있는지를 국민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 한미 FTA 체결이 미국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데 어떻게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또는 한미 FTA 체결이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그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FTA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다독여 이들의 일부라도 FTA 지지세력으로 돌려 놓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기업 투자 부진과 소비위축 그리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 잠재력 하락에다 중국·인도 같은 브릭스 국가의 추격으로 험난한 내일이 예상된다. 한미 FTA는 이렇게 안팎으로 몰려 있는 한국 경제가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그 기회의 문이 닫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남은 길은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마지막 한번 國益국익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뿐이다. 지난 2004년 2월 미국과 호주의 FTA 협상이 막판 결렬 위기에 몰렸을 때 양국 정상은 25분간 전화통화를 통해 서로 한발씩 양보하며 FTA를 살려냈다. 결렬 위기의 한미 FTA를 살리느냐 죽이느냐의 문제도 국가 지도자를 비롯한 집권 세력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해볼 良識양식이 남아 있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