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끝 아름다운 교회 공부방’. 2002년 문을 연 이곳은 결손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이 마을 어린이와 청소년 40여명이 무료로 이용한다.

지난 해 11월 어느 날 40대 중반의 부부 손님이 찾아왔다. 집 주인이 집을 팔기로 해 공부방이 문을 닫을 처지에 있다는 지역 일간지 기사를 보고 왔다고 했다. 미리 전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 피자 10판을 사들고 온 부부는 공부방을 운영하는 배요섭(50·전도사)씨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좀더 넓은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으니 적당한 땅을 찾아주세요.” 부부는 신분도 밝히지 않고 자리를 일어섰다.

그로부터 한달쯤 지난 12월 중순 배씨가 마을 한쪽 땅 500평(시가 7500여만원)을 눈여겨 봐뒀다가 부부에게 알렸다. 부부는 이번에는 통닭 30마리를 들고 찾아 왔다. 배씨는 땅 매매계약 때 비로소 이들의 신분을 알아차렸다. 계약서류의 매입자란에 ‘문근영’이라는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배우 문근영양의 부모님이냐’고 묻자 부부는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선물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22일에는 문근영측의 초청으로 아이들 23명이 광주 충장로 등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겼다. 새해 첫 주에는 문근영이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500만원을 지정 기탁, 통학용 승합차를 선물했다.

얼마 후면 마을에는 새 공부방이 신축된다. 50평 규모에 남학생방, 여학생방, 도서관, 식당, 목욕탕 등을 갖춘 아동·청소년센터로 지어질 예정이다. 건축비 2억여원은 문근영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배씨는 “처음엔 단순히 아이들을 격려하려는 것인 줄로만 알았었는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천사 같은 도움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근영과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머니 류선영(46)씨는 배씨에게 “어려운 아이들을 돌봐줘 오히려 감사하다. 아이들을 잘 키워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광주 국제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문근영은 광주시와 복지단체에 성금과 발전기금 등을 잇달아 기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