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 동안 계속된 국내 최초의 '담배 소송'에서 폐암 환자들이 패소했다. 법원은 "폐암·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KT&G(옛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조경란)는 25일 김모씨 등 폐암 환자와 가족 등 32명이 "흡연으로 인한 폐암 발병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KT&G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2건에 대해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장기간 흡연과 폐암 사이의 역학(疫學)적 인과관계는 인정된다. 그러나 담배 제조상·설계상·표시상 결함이 있다거나, 원고들의 폐암·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니코틴에 대한 의존성(중독성)은 인정되나 흡연자의 의지로 끊을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1999년 폐암 말기 환자인 외항선원 김모씨와 가족 등 32명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담배 외에 달리 원인이 없는데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렸고 KT&G는 불충분한 경고 등으로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3억70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담배소송은 원·피고측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7년 넘게 진행됐고, 처음 소송을 낸 7명의 암 환자 중 4명이 재판 도중 사망했다.
이 판결에 대해 KT&G측 박교선 변호사는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했다"며 환영했으나, 원고측 배금자 변호사는 "대한민국 사법부는 7년씩이나 걸린 공익소송에서 기업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연히 승복할 수 없으며 항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