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가 한 언론사를 상대로 낸 반론보도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언론사에 1889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이 금액은 언론사가 1심 판결 후 국정홍보처의 반론을 실어준 것과, 반론보도 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재판 결과를 언론사가 보도하는 것을 광고 비용으로 환산한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조용구)는 국정홍보처가 동아일보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국정홍보처는 1889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또 “동아일보는 ‘국정홍보처, 당사 상대 반론보도 청구 패소’라는 기사를 보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언론 보도 가운데 ‘사실적 주장’이 아닌 ‘의견 표명이나 비평’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파기 환송 취지에 따라 나온 것이다.
국정홍보처는 2001년 6월 23일부터 7월 2일까지 10일 동안 4차례에 걸쳐 성명을 발표,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일부 언론이 편향·왜곡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그해 7월 4일자 기사와 사설을 통해 “사흘에 한 번 꼴로 언론보도를 공격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정부 일각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언론 본연의 보도와 비판을 국정수행 방해나 국론분열 조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궤변”이라고 보도했다. 국정홍보처는 이에 대해 반론 보도를 청구했고, 1심 법원은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라고 판결했다. 동아일보는 그해 10월 25일 반론보도문을 실었다.
그 뒤 동아일보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결국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언론 보도의 본질적인 핵심이 사실 전달보다는 의견 표명에 있을 경우, 반론보도 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이날 “문제의 기사들은 의견 표명이나 논평에 해당하는 것으로, 반론의 대상이 되는 사실적 주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