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40년간 대치해온 적국(敵國) 시리아와 2004~2006년 비밀 평화 협상을 벌였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16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강점 중인 시리아 영토(골란고원)를 돌려주는 대가로 시리아는 이슬람 무장조직들에 대한 지원을 끊고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골란고원은 군사작전에 유리한 요충지로, 이스라엘은 이곳을 1967년 6월 3차 중동전(6일 전쟁)을 통해 차지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회담은 바샤르 아사드(Assad) 시리아 대통령이 2004년 1월 이스라엘 주재 터키대사를 통해 전 이스라엘 외무부 알론 리엘(Liel) 국장에게 회담 의사를 전하면서 시작됐다. 리엘 전 국장이 이끄는 이스라엘측 대표단이 같은해 9월 유럽 모처(스페인 추정)에서 시리아측과 첫 접촉을 가졌고 이후 8차례 계속됐다. 시리아측에선 파루크 샤라(Shara) 부통령, 왈리드 무알렘(Muallem)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회담 내용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철수와 양국 평화조약 체결로 요약된다. 철수 기한을 두고 이스라엘(15년 주장)과 시리아(5년〃)의 의견이 달랐지만 이스라엘이 '철수원칙'에 합의한 것 자체가 획기적이란 평가다.

시리아는 영토를 돌려받는 대신 하마스(이스라엘 파괴를 정강으로 삼은 팔레스타인 무장·정치조직)와 헤즈볼라(작년에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치조직)에 대한 지원을 끊기로 합의했다. 합의 내용들이 이행되면 평화조약을 맺기로 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17일 "골란고원 문제 해결은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한 성배(聖杯)와도 같은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회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격화된 작년 8월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