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중의원 의장 일행을 만났을 때 “중·일 관계에는 이미 추운 겨울은 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중·일 사이에 수뇌외교가 전면 회복돼 두 나라 외교관계가 이미 정상화의 궤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이즈미(小泉)시대’의 종결과 일본 지도자들의 교체다. 이로 인해 중·일관계에 어두운 터널이 끝나고 밝고 꽃피는 세상이 나타난 ‘유암화명(柳暗花明)’의 자연스런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아베(安倍) 일본 총리는 취임후 여러 장소에서 중·일관계의 발전에 대한 희망을 표현했으며, 역사문제에 대한 표현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는 일본이 2차대전 기간의 식민통치와 아시아 각국에 끼친 손해와 고통을 인정했으며, 극동 군사법정의 재판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중국 쪽에서는 중·일 두 나라의 미래라는 대국적인 면에 시선을 두고, 두 나라의 근본적인 이익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야스쿠니(靖國) 신사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모호한 책략’에 대해서는 실무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정책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중·일 양국 관계의 개선과 발전은 두 나라 국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서로간의 경제적 이익과 일치한다. 2006년 한 해 동안 중·일간의 무역액은 다시 좋은 성적을 올려 2000억 달러의 고비를 넘어서 두 나라가 서로 제2의 교역 상대국이 됐다. 두 나라는 에너지와 환경보호, 금융 등의 영역에서 이익을 같이하면서 공동이익을 심화시키는 협력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일 두 나라는 동북아의 안보이익에서 공동인식을 갖게 됐다. 북한의 핵실험은 중·일 두 나라가 서로 전략적인 협력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전략적 경쟁을 계속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 나라 지도자들의 면전에 갖다 놓았다. 전략적인 경쟁을 계속한다면 동북아에 핵군비 경쟁이 벌어질 국면이었다. 그러나 전략적인 협력을 한다면 두 나라가 핵확산 방지 영역에서, 나아가 광범위한 안보영역에서 협력이 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굴기와 일본의 ‘정상(正常)국가’론이 상호이해를 하게 됐다. 중국의 ‘화평(和平)굴기’는 일본의 지지 없이는 곤란한 일이다. 일본의 ‘정상국가화’ 역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지지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의 지지 없이는 한 걸음도 떼어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볼 때 중·일 관계의 개선은 두 나라의 전략적 이익과 공동인식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일본의 일부 영향력 있는 매체들은 최근 양국 관계의 개선이 경제와 무역 등의 영역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할 다급한 필요가 중국쪽에 생겨 이른바 중국이 ‘역사문제 카드’를 버리고, ‘감정(感情)외교’를 ‘이익외교’로 전환한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논법은 일방적인 것이며, 곡해(曲解)라기보다는 왜곡(歪曲)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전략적인 호혜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간다(以史爲鑒 面向未來)”는 전략을 중국이 버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대해 ‘모호한 책략’을 쓰고 있지만, 만약 일본 지도자들이 고이즈미의 전철을 밟는다면 중·일관계는 뒷걸음질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화평굴기하는 대국과 아시아를 리드하는 위치를 유지해온 일본 사이에는 장기간 존재하던 구조적인 모순과 영토·영해 분쟁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어두운 터널이 끝나고 꽃피는 밝은 세상’이 오고 있다고 하나 대단히 취약한 것이며, 실제로는 조심스럽게 모색하는 미묘한 시기가 될 것이다. 이런 미묘한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두 나라가 서로 같은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