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경기도 용인 대청초교 5학년 이후민) “저도 어른이 되면 유엔에서 일하고 싶어요.”(용인 마북초교 5학년 김가운) 작년 10월 중순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이 UN(국제연합) 사무총장에 당선된 이후 외교관 지망생이나 국제기구 직원 희망자가 늘어나는 등 학생들 사이에 ‘반기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A영어학원 초등학생 토론 교실. 초등학생들이 '조기유학'을 주제로 영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학원 곽성환 부원장은 "반 총장이 TV에 자주 등장해 또박또박 영어로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이 열심히 영어토론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운 학생은 "반 총장님 같은 사람이 되려면 영어로 대화는 물론 설득까지 해야 하니까 토론 능력은 필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반 총장 취임 이후 토론수업 수강 인원이 두 배가 넘게 늘었다고 한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영어토론으로 유명한 R학원에도 최근 20여 명의 수강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반기문 효과'를 보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는 모의 UN총회와 영어토론 동아리가 뜨고 있다. 대원외고 2학년 오은주(18)양은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모의UN대회에 참가했는데, 참석자 1000여 명 중 우리나라 학생이 100명이나 돼 깜짝 놀랐다"며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반 총장 당선 이후 UN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영어토론 동아리 'EDiS'는 예비 입학생들이 몰려들 정도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동아리 회원인 김아영(20)씨는 "반 총장 당선 후 국제기구 직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동아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수가 2만6700여 명이 넘는 인터넷 카페 'UN과 국제기구'의 경우 하루 평균 10명 안팎이던 가입자 수가 최근 30여 명으로 훌쩍 뛰었다. 국제기구 시험을 준비 중인 카페운영자 김경수(35)씨는 "전에는 국제학부를 전공한 학생들이 주로 시험에 응시했는데 요새는 의대생, 사회복지학과 전공자까지 국제기구 시험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인권운동단체인 국제앰네스티(AMNESTY)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은 "UN 등 국제기구 직원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많아지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목적을 달성하려면 외국어와 경력관리는 물론 전문분야에 대한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