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생고생 했는데, 이 꼴을 또 보네.”

10일 오전 11시 화성시 비봉면에서 만난 사복 차림의 50대 경찰관은 휴대전화가 꺼진 채 실종된 여성 3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가리키며 거푸 한숨을 내 뿜었다. 그는 16년 전,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에도 참여했었다.

“그때는 사체라도 발견됐는데, 지금은 정말 납치인지, 여기가 실종자의 최종 위치인지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무 막막해.”

주민 6100명의 비봉면에는 이날 6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헬기까지 마을 상공을 돌며 수색을 해 긴장감이 더 했다.

이날 오후 양노리 비봉고등학교 앞 깜둥산(해발 100m)에서 만난 100여명 경찰은 3시간 째 수색을 펴고 있었다. 깜둥산은 이번이 벌써 3번째 수색이다. 하지만 주민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줬을 뿐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 경찰은 “강물에 빠진 반지를 찾는 기분”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주말부터 비봉면 7개 동·리에 펼쳐진 야산, 들판, 논두렁, 농수로 등을 훑고 있다. 탐문 및 목격자 확보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없다.

불안감은 주민들이 더 크다. 주민들은 밤이면 아직 귀가하지 않은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외진 곳에는 가기를 꺼려하고 있다.

비봉면 양노리 주민 한모(52)씨는 “화성은 2년 전부터 CCTV가 곳곳에 설치되고, 범죄도 많이 줄어 조용한 마을인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날인 9일엔 화성시 7개 읍·면 전체 202명의 이장들이 각 마을에서 긴급반상회를 열고 사건해결의 작은 단서라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제보하는 등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사는 여대생 A(20)씨도 지난 7일 오후 5시30분쯤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지점은 집 근처로 화성 비봉면과 10㎞정도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