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루시를 거쳐 폴란드·독일 등 서유럽으로 러시아산(産) 석유를 공급하던 '드루쥐바(우호)송유관'이 7일 밤(현지시각)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벨로루시와의 천연가스 공급가 협상으로 마찰이 생기자 벨로루시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드루쥐바 송유관을 일방적으로 막아버림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이 샤로노프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차관은 사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간 협상은 벨로루시가 러시아산 원유에 통과세 부과 방침을 철회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벨로루시에 대해 추가 보복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드루쥐바 송유관을 관장하는 러시아 트란스네프트의 세묜 바인쉬토크(Vainshtok) 회장은 "벨로루시가 송유관에서 러시아 석유를 7만9000t이나 불법으로 빼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작년 말 벨로루시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1000㎥당 46.68달러에서 100달러로 배 이상 올렸고, 벨로루시는 지난 4일 보복조치로 러시아가 벨로루시를 경유해 유럽에 공급하는 석유에 대해 t당 45달러의 통과세를 1월부터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러시아는 벨로루시측 조치가 ‘상대방 동의 없이 어느 일방이 통과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1992년 석유공급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수용치 않고 있다.
표트르 나임스키 폴란드 경제부 차관은 8일 “폴란드와 유럽연합(EU)에는 80일 분량의 석유재고가 있어 송유관 가동 중단에 따른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가스와 달리 석유는 육로 수송관이 아닌 선박으로도 수송이 가능하고, 북아프리카·중동·북해산 등 대체 공급선이 많아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수급 차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드루쥐바 송유관은 벨로루시를 통해 폴란드, 독일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송유관으로 총길이가 약4000km에 달한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석유의 25%(하루 120만 배럴) 정도를 담당한다.
유럽은 작년 1월 1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가격 갈등으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 일부가 차단되는 바람에 4일간 에너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